요즘 편의점 빵 하나가 난리였나 보다. GS25에서 문학사와 함께 만든 **‘문학빵’**이라는 게 있는데, 출시 5일 만에 10만 개가 팔렸다고 한다. 편의점에서 빵이 품절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보통 이렇게 생각한다. “엄청 잘 팔렸구나.” 그런데 가만히 숫자를 계산해보면 조금 재미있다. GS25 편의점이 전국에 약 1만 8천 개. 10만 개를 1만 8천 개로 나누면? 점포당 5.5개. 전국 모든 매장에 골고루 나눠도 한 매장에 5~6개밖에 안 돌아간다. 그러니까 사람들이 미친 듯이 사서 없어진 것만은 아닌 것 같다. 애초에 전국에 깔아놓을 만큼 많이 만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. 잘 팔리면 더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?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. “그렇게 잘 팔리는데 그냥 더 만들면 되지.” 그런데 세상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. 빵 하나를 만드는 데도 공장에서 만들고 → 포장하고 → 보관하고 → 물류센터로 보내고 → 다시 전국 편의점으로 보내야 한다. 게다가 이 빵은 냉장 보관해야 하고, 포장이나 적재에도 한계가 있다고 한다. 만드는 회사와 물류를 담당하는 회사도 다르다. 그러니 편의점에서 주문을 많이 한다고 해서 공장에서 내일부터 10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. 결국 상품은 잘 팔렸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.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부분이다. 이런 구조는 어쩌면 잘못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. 공장을 직접 가지고 있지 않으면 평소에는 훨씬 편하다. 안 팔리는 상품을 잔뜩 만들어 창고에 쌓아둘 필요도 없고, 상품 하나가 실패했다고 공장이 멈추는 일도 없다.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지 못했던 상품이 갑자기 터지면 문제가 생긴다. “잘 팔리는데 못 만든다.” 참 이상한 상황이다.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아쉬운 상황일 수도 있다. 성공에도 상한선이 있다 평소에는 아무도 그 상한선을 보지 못한다. 하루에 100개 팔릴 것을 예상하고 만들어 놓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1,000개를 찾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때서야 알게 된다. “아, 우리가 여기까지밖에 못 만드는구나.” 상품의 인기가 문제가 아니라 그 상품을 만들어내고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다.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도 이런 일이 참 많다. 맛집이 갑자기 유명해져서 줄이 너무 길어지고, 좋은 병원이 소문나서 예약이 몇 달씩 밀리고, 어떤 서비스가 갑자기 인기를 얻으면서 서버가 다운되고. 성공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. 그래서 문학빵 이야기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 우리는 보통 “얼마나 잘 팔리는가?” 를 성공의 기준으로 생각하지만, 그 다음 질문도 필요한 것 같다. “그만큼 잘 팔렸을 때 우리는 감당할 수 있는가?” 잘 만드는 것과 많이 만드는 것은 다르고, 잘 파는 것과 계속 파는 것도 다르다. 세상 일이 참 그렇다. 잘돼도 문제고, 너무 잘돼도 문제다. 오늘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본 편의점 빵 이야기였다. #나방다방 #커피한잔 #세상이야기 #문학빵 #GS25 #편의점 #유통 #공급망 #비온뒤엑스 #생각거리